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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정보] 말이 느린 아이, 부모가 도울 방법은 없을까?

  • · 작성자|좋은마음센터 서울동작
  • · 등록일|2016-01-22
  • · 조회수|1153

엄마들은 비웃을 재민 아빠의 초보 육아 이야기
말을 하는 것보다 알아듣는지가 언어 발달의 핵심
 



 

29개월인 재민이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또래의 아이들보다 활동성은 월등하지만, 말이 더뎌서 엄마에게 표현은 하지 않았어도 내심 아빠인 나는 걱정이 많았다. 대부분의 또래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이미 다니고 있지만, 재민이는 기저귀도 아직 띠지 못했고 표현도 부족하기 때문에 가뜩이나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했는데 그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해도 엄마가 유독 재민이와의 소통에 신경을 많이 쓰고 대화를 하려고 하는 노력에 비해 문장 단위로 표현하는 시기가 너무 늦은 편이었다.

그러던 재민이가 29개월이 되자마자 조금씩 표현이 늘기 시작했다. 재민 엄마가 전부터 했던 말 중에 당장은 말을 못해도 다 기억해두고 한번에 확 늘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던 것처럼 서서히도 아니고 확 늘었다는 것을 느낄 정도였다. 어려운 단어나 문장을 곧잘 따라 하기도 하고 또 단어로만 이야기하던 것들도 어설픈 문장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활동이 많고 말을 잘 듣지 않아서 엄마에게 힘든 육아 생활을 만들었던 재민이가 이제 어느 정도 엄마의 말을 이해하면서 소통이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가장 고무적이다. 이렇게 육아라는 과목에서 언어라는 숙제가 다행히 풀리려고 하고 있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아이의 언어 발달을 위해서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노력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방적이거나 강압적인 언어 자극은 되려 방해가 될 수 있다. 물론, 말이 느리면 걱정을 하는 것이 부모 마음이지만 아이가 말은 느려도 이해를 하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걱정된 나머지 무리하게 대화를 시도하고 아이의 표현이 끝나기 전에 먼저 반문하고 말을 완성해버리는 것이 되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니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책이나 음식, 장난감 등이 있다면 그를 주제도 대화를 시도한다거나 관심을 표하고 맞장구를 쳐주는 것으로 격려하는 것이 좋다.

만약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말이 느린 것이 아니라 이해나 인지 발달이 느릴 경우에는 전문가의 상담을 우선 받아야 하겠지만 블록이나 그림 그리기 같은 손을 이용한 자극을 통해 인지와 언어 발달을 동시에 유도하는 것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또한, 근본적으로 언어와 인지의 발달이 상호 작용에서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엄마나 아빠가 많이 놀아주고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말에 밖에서 놀아주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 눈앞에 두고 있기는 하지만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만지면서 놀이가 아닌 관리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상호 작용은 아이와 부모가 서로 대화하고 살을 맞대고 관심을 표현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한 공간에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 애착이 형성된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재민이가 말이 늘던 시점이 사실 부끄럽게도 피곤하다고 많이 못 놀아주고 엄마에게 미루던 육아를 함께해야겠다고 다짐하던 시기와 맞물리는 바람에 혹시 나 때문인가 하는 죄책감이 들었었다. 하루하루 성장하면서 알게 되는 것과 알고 싶은 것이 점점 많아지는 재민이에게 부모가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주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러기 위해서 아빠와 엄마부터 서로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있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출처: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팀장 한덕희 thekey@chosun.com